4월 출생아 18% 급증 — 출산율 반등에도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
저출산 기사에서 ‘역대’라는 단어는 늘 나쁜 쪽이었어요. 역대 최저 출산율, 역대 최소 출생아. 그런데 지난 6월 24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6년 4월 인구동향’에는 방향이 정반대인 ‘역대’가 등장했습니다. 4월 출생아 수가 1년 전보다 18.0% 늘었는데, 이게 1981년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4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는 거예요.
솔직히 저는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오타인 줄 알았어요.
18%라니요.
그런데 자료를 뜯어볼수록 진짜였고, 동시에 이상한 점도 하나 보였습니다. 아기가 이렇게 많이 태어났는데도 같은 달 인구는 3,884명 줄었거든요. 이 글에서는 ‘급증하는 출생아’와 ‘줄어드는 인구’라는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읽어보려고 해요. 어느 한쪽만 보면 오독하기 딱 좋은 통계라서요.

4월 출생아 24,521명 — 숫자부터 확인하고 갈게요
4월 한 달 동안 태어난 아기는 24,521명. 지난해 4월보다 3,734명(+18.0%) 많습니다. 증가율로는 4월 기준 역대 최고이고, 규모로도 4월 기준 2019년(26,100명)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아요.
한 달 반짝도 아니고요.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출생아는 99,534명으로 10만 명에 육박하는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5% 늘어난 수치예요. 누적 기준 증가율도 역대 최고, 규모는 2019년 이후 최대입니다. 출산율도 같이 움직였는데요. 4월 합계출산율은 0.93명으로 1년 전보다 0.13명 올랐고, 그보다 앞선 1분기 합계출산율은 0.95명(출생아 75,013명, +14.8%)이었습니다.
| 지표 (2026년 4월) | 수치 | 비고 |
|---|---|---|
| 출생아 수 | 24,521명 (+18.0%) | 4월 기준 역대 최고 증가율 |
| 1~4월 누적 출생아 | 99,534명 (+15.5%) | 누적 증가율 역대 최고 |
| 합계출산율 | 0.93명 (+0.13명) | 1분기는 0.95명 |
| 혼인 건수 | 20,622건 (+9.0%) | 4월 기준 2016년 이후 최다 |
| 사망자 수 | 28,405명 (-1.3%) | 출생아보다 3,884명 많음 |
| 인구 자연증감 | -3,884명 | 자연감소 지속 |

왜 늘었을까 — 결혼이 먼저 움직였거든요
출생아 통계 옆에는 늘 혼인 통계가 같이 붙어 나옵니다. 혼인이 출생의 선행지표라서 그런데요, 4월 혼인 건수는 20,622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9.0%(+1,703건) 늘었고, 이 역시 4월 기준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예요. 최근 2년 동안 혼인이 꾸준히 늘어난 게 시차를 두고 출생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죠. 여기에 30대 여성 인구가 두터워진 인구구조 효과, 결혼과 출산을 바라보는 인식 변화도 함께 꼽힙니다.
통계가 체감으로 다가온 순간도 있었어요. 지난달 사촌 동생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식장 매니저가 내년 봄 주말 예약까지 거의 찼다고 하더라고요. 몇 년 전엔 결혼식장이 줄줄이 문을 닫는다는 기사를 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 말이 유난히 오래 남았습니다.
지난번 ‘시험관 쌍둥이’ 글에서도 잠깐 얘기했는데, 난임 시술 지원이 확대되면서 시술로 태어나는 아기가 늘어난 것도 출생 통계에 영향을 주는 변수 중 하나예요. 반등의 결이 하나가 아니라는 뜻이죠.
한 달 착시가 아니라는 근거 — 연간으로도 2년 연속 반등
월간 지표는 원래 출렁입니다. 그래서 이런 뉴스는 연간 숫자로 교차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요, 연간으로 봐도 방향은 같습니다. 2025년 합계출산율은 0.80명으로 전년보다 0.05명 올라 2년 연속 반등했고, 연간 출생아는 약 254,500명으로 6.8%(+16,100명) 늘었어요. 눈에 띄는 건 연령대인데, 30대 후반(35~39세) 출산율이 인구 1천 명당 52.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이 반등을 이끄는 축이 20대가 아니라 30대라는 얘기예요. 결혼과 출산 시점이 전반적으로 뒤로 밀린 상태에서, 미뤄뒀던 출산이 30대에 몰리는 흐름이 숫자에 그대로 찍혀 있는 셈이죠. 그래서 “반등 자체는 사실”이라고 적어도 무리가 없습니다. 다만 그 사실이 곧 “인구 문제가 풀리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게 다음 대목이에요.
그런데 인구는 왜 계속 줄어들까
여기서부터가 이 통계의 진짜 반전입니다. 4월에 아기가 24,521명 태어나는 동안 세상을 떠난 사람은 28,405명(-1.3%)이었어요. 태어난 사람보다 사망한 사람이 3,884명 더 많았고, 그만큼 인구는 줄었습니다. 출생아가 역대급으로 늘어난 달에도 인구는 감소한 거예요.
아 근데 쓰고 보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네요. 아기가 역대급으로 늘었다면서 인구는 줄어든다니. 그런데 둘 다 사실이고, 둘 다 사실이라는 게 이 통계의 핵심입니다.
연간으로 보면 규모가 더 선명해요. 2025년 사망자는 약 363,400명으로, 출생아(약 254,500명)를 훨씬 웃돌았습니다. 그 결과 한 해 동안 인구는 108,931명 자연감소했고, 이걸로 6년 연속 자연감소예요. 고령화로 사망자 규모 자체가 커진 구조라, 출생아가 지금처럼 늘어도 그 간격을 메우기엔 한참 모자랍니다. ‘출생아 급증’과 ‘인구 감소’가 동시에 성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비유하자면 이렇습니다. 물이 들어오는 수도꼭지를 조금 더 연 건 맞는데, 빠져나가는 배수구가 그보다 훨씬 큰 상태예요. 수도꼭지가 열리기 시작한 건 분명 반가운 변화지만, 욕조의 수위 자체는 당분간 계속 내려갑니다. 지금의 출생아 반등과 인구 감소가 딱 그 관계인 거죠.
반등일까 착시일까 — 다음에 챙겨볼 숫자
그래서 이 반등, 믿어도 될까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신중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합계출산율이 0.9명대까지 올라와도 인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과는 거리가 멀고, 인구구조와 생활방식의 변화를 고려하면 반등이 계속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어요. 30대 인구가 두터운 지금의 구조가 지나가면 증가 폭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거죠.
저는 낙관도 비관도 아직 이르다고 보는 쪽이에요. 다만 방향이 바뀌었다는 신호가 월간·분기·연간 세 층위에서 같은 쪽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만큼은 가볍게 볼 게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 확인 지점은 정해져 있어요. 5월 인구동향이 7월 하순에 발표되는데, 그때 혼인 건수가 계속 늘고 있는지부터 볼 생각입니다. 혼인이 먼저 꺾이면 출생아 반등도 오래가기 어려울 테니까요.
하나만 분명히 해두고 싶은데요. ‘어차피 인구는 준다’는 말로 이 반등을 지워버리는 것도, ‘드디어 바닥을 찍었다’고 선언해버리는 것도 지금 숫자만으로는 근거가 부족합니다. 두 해석 사이 어딘가에서 다음 발표를 기다리는 게, 이 통계를 대하는 제일 정직한 자세인 것 같아요.
여러분은 이 숫자, 추세의 시작이라고 보시나요 아니면 잠깐의 반짝임이라고 보시나요? 댓글로 생각 들려주시면 재미있게 읽겠습니다.
자료: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2026년 4월 인구동향'(2026.6.24. 발표), ‘2025년 출생·사망통계(잠정)’. 통계 수치는 발표 시점 기준이며 확정치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