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3번 연기된 20년 잔혹사와 2028년이 유력한 이유
이재명 대통령이 8월 18일 을지1 및 제36회 국무회의에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임기 내 환수를 다시 못박았어요. 이 약속, 사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부터 20년째 나오는 얘기고 그사이 세 번이나 연기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다릅니다 — 검증 절차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고, 10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목표연도로 2028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거든요.
왜 하필 2028년인지는 뒤에서 두 정상 임기를 맞춰보면 답이 나와요.

오늘 을지1국무회의에서 나온 말 한마디
8월 18일 청와대에서 을지1 및 제36회 국무회의를 주재한 이재명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의 임기 내 환수를 당초 정부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미동맹의 미래를 상징할 핵잠수함 추진 사업도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고요. 발언 자체는 짧지만 타이밍이 예사롭지 않아요. 바로 전날인 8월 17일부터 한미 양국은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에 들어갔고, 이 연습 기간(8월 17~27일) 중에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부분 검증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거든요.
말로만 하는 다짐이 아니라는 뜻이죠.
전작권이 뭐길래 20년째 이 얘기가 나올까요
전시작전통제권은 전쟁 같은 유사시에 한반도에서 한미연합군을 지휘하는 권한이에요. 지금은 한미연합사령부(CFC) 체제 아래 미군 대장이 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고 있는데, 이 지휘 구조를 뒤집어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군사령부’ 체제로 바꾸는 게 전작권 전환의 실체예요. 참고로 평시(전쟁이 아닐 때) 작전권은 이미 1994년 12월 1일 한국군으로 넘어왔습니다 — 전시 상황에 대한 지휘권만 아직 미군 대장 손에 남아 있는 셈이죠.
이 전환에는 조건이 있어요. “시기가 되면 넘긴다”가 아니라 “한국군이 미래연합사를 실제로 지휘할 능력이 검증되면 넘긴다”는 조건기반(conditions-based) 방식이라, IOC(초기운용능력)→FOC(완전운용능력)→FMC(완전임무수행능력) 3단계 검증을 순서대로 통과해야 합니다. 조건을 채우는 쪽이 항상 우리라는 게 이 얘기의 핵심이에요.
3번 연기된 20년 잔혹사
전작권 전환은 2007년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가 처음 합의하면서 시작됐어요. 그런데 정부가 바뀔 때마다 목표연도가 뒤로 밀리거나 아예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다섯 정부, 20년 치를 한 줄로 늘어놓으면 이렇습니다.
| 정부 | 시점 | 무슨 일이 있었나 |
|---|---|---|
| 노무현 | 2007년 합의 → 2009년 10월 22일 SCM 재확인 | 전환 목표를 2012년 4월 17일로 명시 |
| 이명박 | 2010년 6월 27일 한미정상회담 | 킬체인 완성 시점인 2015년 12월로 1차 연기 |
| 박근혜 | 2014년 10월 23일 SCM(워싱턴) | 연도를 특정하지 않고 “2020년대 중반 재검토” — 사실상 무기한 연기 |
| 문재인 | 2017년 6월 한미정상회담 → 10월 28일 제49차 SCM |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가급적 조속히” 재천명 — 이번에도 연도 없음 |
| 이재명 | 2026년 8월 18일 을지1국무회의 | 임기 내 환수 재확인, 10월 SCM서 2028년 목표 유력 |
패턴이 보이시나요? 노무현 정부는 날짜(4월 17일)까지 못 박았는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숫자가 흐려지다가 박근혜 정부에 와서는 아예 연도 자체가 사라졌어요. 문재인 정부는 “조속히”라는 말만 남기고 구체 연도는 다시 안 넣었죠. 그러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내”라는 표현도 사실 문재인 정부의 “조속히”와 비슷한 급의 선언일 수 있는데, 다른 점은 이번엔 국방부가 10월 SCM에서 특정 연도(2028년)를 목표로 못박겠다고 예고했다는 거예요. 이 대목이 이번 발언을 예사롭지 않게 만드는 지점이에요.

이번엔 뭐가 다를까 — 실제로 돌아가는 검증
과거 네 번의 약속과 이번이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은 ‘검증의 실체’예요. 3단계 검증 중 1단계인 IOC(초기운용능력)는 2019년 평가·2020년 검증까지 이미 끝났고, 2단계인 FOC(완전운용능력)도 2022년 평가를 마쳤습니다. 남은 건 미래연합군사령부가 실제로 FOC 수준의 지휘를 해낼 수 있는지 ‘검증’하는 단계인데, 이게 2026년 SCM 공동성명에 명시된 대로 올해 안에 추진되고 있어요. 실제로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기간 중에 이 FOC 부분 검증이 돌아가는 중입니다.
(사실 이 대목을 찾아보다가 저도 좀 헷갈렸는데요, IOC·FOC·FMC라는 약자가 워낙 비슷해서요 — 순서만 기억하면 됩니다. 능력을 갖췄다(IOC) → 완전히 갖췄다(FOC) → 실전에서 완전히 써먹을 수 있다(FMC) 순이에요.) 말이 아니라 일정표에 박힌 절차라는 뜻이죠.
왜 하필 2028년일까 — 두 정상의 임기 계산
국방부는 8월 5일 업무보고에서 “올해 로드맵을 완성하고 가을 SCM에서 전환 목표연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언론에서는 10월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58차 SCM에서 그 숫자가 2028년으로 제시될 거란 전망이 유력해요. 왜 하필 2028년일까요? 이재명·트럼프 두 정상의 임기를 나란히 놓아보면 답이 보입니다.
| 대상 | 임기 만료 | 2028년 기준 |
|---|---|---|
| 이재명 대통령 | 2030년 6월 3일 (5년 단임, 2025년 6월 4일 취임) | 임기 약 2년 남은 시점 |
| 트럼프 대통령 | 2029년 1월 20일 | 임기 약 1년 남은 시점 |
2028년에 전환하면 두 정상 모두 아직 재임 중이에요. 한국은 임기 말 레임덕 국면이 아니라 국정 동력이 남아 있는 시점에 전환을 매듭지을 수 있고, 미국도 협상 상대(트럼프 행정부)가 바뀌지 않은 채로 마무리할 수 있죠. 반대로 2029년 이후로 밀리면 미국은 새 행정부와 이 민감한 안보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리스크를 떠안게 됩니다. 실제로 지난 20년 잔혹사를 보면 연기의 상당수가 ‘정권이 바뀌면서 이전 정부의 약속이 흐려지는’ 패턴이었잖아요. 2028년은 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두 정상의 남은 임기가 겹치는 마지막 여유 있는 해인 셈이에요. 숫자로 보면 우연이 아니라 계산인 거죠.

아직 갈 길 남았다 — 10월 SCM과 남은 변수
다만 2028년은 아직 ‘유력한 전망’이지 확정된 숫자는 아니에요. 국방부가 이 목표연도를 공식화하려면 10월 제58차 SCM 공동성명에 실제로 문서화되는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FOC 검증을 마친 뒤 마지막 3단계인 FMC(완전임무수행능력) 검증까지 통과해야 하고요. 여기에 오늘 이재명 대통령이 함께 언급한 핵추진잠수함 사업도 변수예요. 국방부는 핵잠수함 건조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2027년까지 완비한다는 목표를 전작권·국방력 강화 보고에 함께 담았는데, 이 법제화 일정이 늦어지면 “한미동맹의 미래를 상징”한다는 오늘 발언의 무게도 같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지난주(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나온 ‘종전 제안’ 얘기를 다뤘었는데요, 이번 전작권 재확인도 결이 비슷해요 — 외교에서는 종전을, 안보에서는 전작권 환수를 앞세우는 게 이재명 정부의 자주국방·평화 기조를 양쪽에서 채우는 그림이거든요.
제 생각엔 이번엔 8부 능선은 넘었다고 봐요.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검증’이라는 절차 자체가 실무 일정표에 없었는데, 지금은 UFS 기간에 FOC 부분검증이 실제로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다만 10월 SCM 공동성명에 2028년이라는 숫자가 문서로 박히기 전까지는, 네 번째 연기 가능성도 완전히 닫아두진 않으려고 합니다. 20년 동안 세 번 다 그랬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