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제미나이·클로드 학습 거부 설정, 5분이면 될까요?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모두 설정 메뉴 한 곳에서 학습 거부를 끌 수 있어요. 챗GPT는 설정 → 데이터 제어 → ‘모두를 위한 모델 개선’ 끄기, 제미나이는 ‘활동 기록 보관’ 사용 중지, 클로드는 설정(Settings) → Privacy → ‘Help improve Claude’ 끄기. 세 개 다 해도 5분입니다. 다만 껐다고 이미 들어간 게 즉시 사라지진 않아요.

이 얘기를 지금 꺼내는 이유가 있어요. 이번 주 xAI의 코딩 도구 그록(Grok) Build CLI가 사용자 코드 저장소를 통째로 회사 서버에 올린 사실이 드러났는데, 더 서늘한 대목은 ‘내 데이터를 모델 개선에 쓰지 마세요’ 토글을 켜둔 사람도 그대로 올라갔다는 점이었거든요. AI를 안 쓰고 살 수는 없으니, 그럼 최소한 뭘 잠그고 뭘 못 잠그는지는 알고 써야 하잖아요.

토글을 껐는데 저장소가 통째로 올라갔어요

보안 연구자가 확인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그록 Build CLI로 코딩을 시키면, 작업에 필요한 파일만 보내는 게 아니라 로컬 깃(git) 저장소 전체를 xAI의 구글 클라우드 스토리지 버킷(grok-code-session-traces)에 업로드하고 있었어요. 한 사례에서는 응답을 만드는 데 약 192KB면 충분한 작업이었는데, 12GB짜리 저장소에서 약 5.1GB가 전송됐습니다. 필요한 양의 몇 배가 아니라 아예 자릿수가 다르죠.

밝은 책상에서 노트북을 앞에 두고 스마트폰으로 앱 설정을 확인하는 사람
사진: Unsplash / Jakub Żerdzicki

올라간 내용물이 더 문제였어요. .env 설정 파일, 자격증명(시크릿), 깃 커밋 히스토리, 심지어 버전관리에 포함시키지도 않은(untracked) 파일까지 가려지지 않은 채로 들어 있었습니다. 개발자가 실수로 커밋할까 봐 일부러 추적에서 빼둔 파일이 그대로 서버에 간 거예요. 그리고 CLI 안에 분명히 있던 ‘모델 개선에 내 데이터 사용’ 옵트아웃 토글은 이 업로드를 막지 못했습니다.

설정 화면의 스위치는 ‘앞으로 학습에 쓸지’를 정할 뿐, ‘무엇이 서버로 떠나는지’까지 잠그는 장치는 아니었던 셈이에요.

xAI 쪽 후속 조치도 같이 봐야 공정하겠죠. 문제 제기 후 xAI는 공식 발표나 공지 없이 조용히 서버 측에서 해당 업로드를 멈췄습니다. 확인은 회사 공지가 아니라 연구자의 재검증으로 이뤄졌고요. 사용자가 직접 막는 방법으로는 연구자들이 찾아낸 미문서화 설정(~/.grok/config.toml[harness] disable_codebase_upload = true)이 알려져 있는데, xAI가 만들어 안내한 옵션이 아니라 공식 문서에 없는 값이라 언제까지 통할지는 보장이 없습니다. 다만 영향을 받은 사용자가 몇 명인지, 이미 올라간 데이터를 지웠는지는 여전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을 남 얘기로 넘기기 어려운 건, 우리가 챗봇 창에 붙여넣는 것들도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아서예요. 계약서, 고객 명단, 회사 시트 한 장.

서비스별 학습 거부 설정 한눈에 보기

먼저 지도부터 펴놓고 시작할게요. 아래 표가 오늘 글의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왼쪽은 ‘어디를 끄면 되는지’, 오른쪽은 ‘껐는데도 남는 게 뭔지’예요. 오른쪽 칸을 모르고 왼쪽만 누르면, 그록 사건의 그 토글처럼 마음만 편해질 수 있거든요.

서비스 학습 거부 설정 경로 꺼도 남는 것
챗GPT 프로필 아이콘 → 설정 → 데이터 제어 → ‘모두를 위한 모델 개선’ 끄기 대화 기록 자체는 계정에 그대로 (학습 거부 ≠ 기록 삭제)
제미나이 ‘Gemini 앱 활동’ 페이지 → ‘활동 기록 보관(Keep Activity)’ → ‘사용 중지’ 꺼진 상태 대화·임시 채팅도 72시간 보관 / 사람 검토자가 본 대화는 삭제해도 최대 3년
클로드 앱 내 팝업 또는 설정(Settings) → Privacy → ‘Help improve Claude’ 끄기 거부하면 보존 30일 유지 / 동의하면 5년으로 늘어남
※ 2026년 7월 기준. 앱 버전·지역에 따라 메뉴 명칭이 다르게 보일 수 있어요.

보존기간이 서비스마다 이렇게 다른 게 좀 의외죠. 저는 셋 다 비슷하게 30일쯤이겠거니 했다가, 제미나이의 ‘사람 검토분 3년’을 보고 손이 멈췄어요.

챗GPT — ‘데이터 제어’만 찾으면 끝납니다

가장 간단한 게 챗GPT예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공식 카드뉴스로 안내한 경로 그대로 따라가면 됩니다. PC는 프로필 아이콘 → 설정 → ‘데이터 제어’ → ‘모두를 위한 모델 개선’ 끄기. 모바일 앱은 좌측 상단 메뉴 → 프로필 아이콘 → 데이터 제어 → 같은 항목 끄기고요. 항목 이름이 ‘개선’이라 무해해 보이지만, 켜져 있으면 내가 넣은 내용이 모델 학습에 쓰일 수 있다는 뜻이에요.

여기서 많이들 헷갈리는 지점 하나. 이 토글을 껐다고 기존 대화가 지워지는 건 아닙니다. 학습에 안 쓰는 것과 서버에서 사라지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왼쪽 대화 목록에 예전 질문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필요 없는 대화는 직접 삭제해야 합니다.

민감한 걸 한 번만 물어보고 싶을 땐 임시 채팅이 편해요. 대화 목록에 남지 않는 일회성 창인데, 세금 서류 문구나 병원 안내문처럼 ‘이번만’ 물어볼 내용은 여기서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지울 것도 줄어듭니다.

제미나이 — 앱 활동을 꺼도 72시간은 남아요

제미나이는 스위치가 하나예요. ‘Gemini 앱 활동’ 페이지 → ‘활동 기록 보관(Keep Activity)’ → ‘사용 중지’. 페이지 이름과 스위치 이름이 달라서 처음엔 좀 헷갈리는데, 내려야 하는 건 ‘활동 기록 보관’ 쪽이고 이걸 끄면 대화가 활동 기록에 쌓이지 않아요. 그런데 구글 공식 문서엔 꺼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두 가지예요. 첫째, ‘활동 기록 보관’을 꺼둔 상태의 대화와 임시 채팅도 계정에 72시간 보관됩니다. 서비스 제공·안전 점검용으로 잠깐 붙잡아 두는 거죠. 둘째가 더 중요한데, 사람 검토자가 검토한 대화는 내가 활동 기록을 삭제해도 지워지지 않고 최대 3년간 보관됩니다. 여기엔 대화 내용뿐 아니라 언어·기기·위치 같은 관련 데이터도 포함되고요.

즉 제미나이에서는 ‘삭제 버튼을 눌렀으니 없어졌겠지’가 성립하지 않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애초에 사람이 봐도 곤란하지 않을 내용만 넣는 게, 설정을 열 번 만지는 것보다 확실해요.

클로드 — 5년이냐 30일이냐, 팝업 한 번에 갈립니다

클로드는 방식이 좀 달라요. Free·Pro·Max 같은 소비자 요금제에서 학습 사용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고르게 바뀌었습니다. 앱을 켜면 뜨는 팝업에서 선택하거나, 나중에 설정(Settings) → Privacy → ‘Help improve Claude’ 토글에서 바꿀 수 있어요. 문제는 이 팝업이 대충 넘기기 딱 좋게 생겼다는 거예요.

AI 서비스별 데이터 보존기간 비교 — 제미나이 72시간과 최대 3년, 클로드 30일과 5년
※ 2026년 7월 기준 · 출처: 구글 제미나이 고객센터, Anthropic 소비자 약관 안내

선택에 따라 보존기간이 달라집니다. 학습 사용에 동의하면 데이터 보존이 5년으로 늘어나고, 거부하면 기존 30일 보존이 유지돼요. 무심코 확인을 눌렀다가 5년짜리에 들어가는 거죠. 유료라서 안전할 거라는 짐작도 여기선 안 통합니다. Pro·Max 같은 소비자 유료 요금제도 이 선택 대상이거든요.

다만 Claude for Work·Government·Education이나 API처럼 상업용 약관이 적용되는 서비스에는 이 소비자 약관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사 계정으로 쓰는 것과 개인 계정으로 쓰는 게 다른 규칙 위에 있다는 뜻이에요. 회사 노트북에서 개인 계정으로 로그인해 쓰고 있다면, 지금 딱 그 사각지대에 서 있는 겁니다.

그리고 토글을 껐다고 모든 대화가 사람 눈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건 아니에요. 앤트로픽은 학습 사용을 거부해도 안전 분류기에 걸린 대화는 신뢰·안전(trust & safety) 목적으로 검토·활용될 수 있다고 따로 밝히고 있습니다. 학습 스위치와 검토 절차는 별개의 트랙이라는 뜻이죠.

이건 진짜 많이들 놓치더라고요

설정을 다 켜고도 사고가 나는 지점은 대체로 정해져 있어요.

첫 번째가 토글만 믿는 것. 그록 사건이 보여줬듯, 학습 거부 스위치는 ‘학습에 쓸지’를 정할 뿐 ‘서버로 무엇이 전송될지’를 다 통제하진 않습니다. 특히 CLI나 확장 프로그램처럼 내 파일 시스템에 접근하는 도구는 웹 챗봇과 위험의 결이 완전히 달라요. 폴더를 통째로 열어주는 순간, 그 안의 .env와 키 파일도 함께 열어준 거니까요.

두 번째는 넣기 전에 한 번 거르지 않는 것. 예전에 함수 몰라도 끝나는 챗GPT 엑셀·구글시트 자동화 글에서 “시트를 통째로 붙여넣으면 된다”고 안내한 적이 있는데, 그건 내 가계부나 연습용 데이터일 때 얘기예요. 같은 방법이라도 붙여넣는 게 고객 명단이나 회사 내부 자료라면, 오늘 글의 설정부터 확인하고 시작하셔야 합니다. 편의는 그대로 누리되 재료만 바꾸면 되는 거니까요.

세 번째는 연동 권한 과다. 요즘 챗봇은 메일·드라이브·캘린더를 연결하면 훨씬 똑똑해지는데, 이때 넘기는 건 파일 하나가 아니라 접근 권한입니다. 실제로 쓸 폴더 하나만 공유할 수 있는지 먼저 보고, 계정 전체 읽기 권한을 요구하면 한 번 더 고민해볼 만해요.

  •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카드번호 — 문장 안에 섞여 있어도 그대로 전송됩니다.
  • 고객·직원 명단, 계약서 전문 — 내 정보가 아니라 남의 개인정보라 성격이 더 무거워요.
  • 회사 내부 문서·미공개 자료 — 사내 규정 위반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API 키·비밀번호·.env 파일 — 코딩 도구에 폴더째 열어주는 순간 함께 딸려 갑니다.
  • 진단명·처방 같은 건강 정보 — 굳이 물어야 한다면 임시 채팅으로.

정부 가이드가 말한 순서대로 5분만

이런 혼란이 우리만의 것은 아니었나 봐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6년 5월 19일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자를 위한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를 냈습니다. 국민 민원·정책제안·상담 사례에서 뽑은 8개 핵심 이슈에 답하는 형식인데, 입력한 내용이 AI 학습에 쓰이는지, 업무 자료를 넣을 때 뭘 조심해야 하는지, 외부 서비스 연동은 안전한지, 옵트아웃은 어떻게 하는지, 대화 기록 저장·삭제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같은 것들이에요. 우리가 검색창에 치던 질문 그대로죠.

개인정보위는 이 가이드가 기업·기관 규제 중심이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AI 문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옵트아웃 설정, 대화 기록 저장 여부 확인, 기존 기록 삭제 방법을 이용자가 직접 확인하고 통제하도록 하자는 거예요. 규제가 대신 막아주길 기다리지 말고 내 손으로 잠그라는 뜻으로 읽혀요.

그래서 오늘 딱 이 순서로 해보시면 됩니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기다리는 시간이면 충분해요.

  • 1분 — 챗GPT 설정 → 데이터 제어 → ‘모두를 위한 모델 개선’ 끄기
  • 1분 — 제미나이 ‘Gemini 앱 활동’ 페이지 → ‘활동 기록 보관’ → 사용 중지 (72시간·3년은 남는다는 것까지 기억)
  • 1분 — 클로드 설정(Settings) → Privacy → ‘Help improve Claude’ 끄기 (동의 5년 / 거부 30일)
  • 1분 — 대화 목록에서 민감한 옛 대화 삭제, 앞으로는 임시 채팅 활용
  • 1분 — 연결해둔 메일·드라이브 권한 점검, 안 쓰는 연동은 해제

(이건 여담인데) 설정 경로를 확인하려고 세 서비스를 차례로 열어봤더니, 정작 제일 오래 걸린 건 토글을 누르는 게 아니라 그동안 내가 뭘 붙여넣었는지 대화 목록을 거슬러 올라가 보는 일이었어요. 기억보다 훨씬 많더라고요. 저만 그런 건 아닐 것 같은데요.

AI를 덜 쓰자는 얘기가 전혀 아니에요. 다만 도구가 좋아질수록 도구에게 넘기는 게 많아지니까, 오늘 5분만 써서 세 개 토글과 대화 목록을 정리해두시면 좋겠어요. 지금 브라우저 탭 하나 열어서 챗GPT 설정부터 눌러보실래요? 다 하고 나면 생각보다 개운합니다.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