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쌍둥이는 축복 아닌 위험? 난임 지원 늘자 다태아 두 배로
요즘 주변에 쌍둥이 소식, 부쩍 늘지 않았나요? 우연이 아니에요. 그 배경엔 시험관 시술이 있어요.
난임 시술을 받는 부부가 늘면서, 시험관으로 태어나는 쌍둥이·세쌍둥이(의학에서는 ‘다태아’라고 불러요)도 같이 늘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말, 산부인과 학회들이 처음으로 한목소리를 냈어요. “쌍둥이는 마냥 축복이 아니라 위험일 수 있다”고요.
한 줄로 먼저 짚을게요. 정부는 난임 지원을 계속 넓혀 왔고(소득 기준까지 없앴어요), 의료계는 이제 ‘한 번에 배아 하나만 넣자’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어요. 얼핏 반대처럼 보이는 이 두 흐름이, 실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거든요. 엄마와 아기의 안전이요.

쌍둥이가 늘어난 이유, 절반은 시험관이에요
숫자부터 볼게요. 국내에서 태어나는 아기 가운데 다태아 비율은 2007년 2.7%에서 2023년 5.5%로, 17년 만에 두 배가 넘게 늘었어요. 100명 중 3명이 채 안 되던 게, 이제 100명 중 5~6명이 된 거죠.
왜 이렇게 늘었을까요. 자연 임신에서 쌍둥이가 생길 확률은 대략 1% 남짓이에요. 그런데 시험관 시술에서는 이 확률이 25~30%까지 뛰어요. 배아를 한 번에 여러 개 넣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에요. 넷 중 하나꼴로 쌍둥이라니, 자연 임신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죠.
저도 예전엔 ‘쌍둥이면 한 번에 둘이니 오히려 좋은 거 아냐?’ 하고 막연히 생각했어요. 친구가 시험관으로 쌍둥이를 가졌을 때도 “우와, 세트로 낳네” 하며 축하만 했고요. 그 친구가 임신 내내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는, 한참 뒤에야 들었어요.

축복인 줄 알았는데 — 다태아가 위험한 이유
지난해 11월, 대한모체태아의학회와 대한보조생식학회가 공동으로 ‘팩트시트’를 냈어요. 쉽게 말해 “다태아가 이만큼 위험하다”는 걸 숫자로 처음 정리해 공개한 자료예요. 내용이 꽤 묵직하더라고요.
쌍둥이를 임신하면 산모가 조기 진통이나 조산을 겪을 위험이 한 명(단태아)을 임신했을 때보다 약 6배 높아져요. 임신중독증 위험은 2배 이상(세쌍둥이는 9배), 출산 뒤 대량 출혈이나 혈전 위험도 3배쯤 올라가고요. 엄마 몸에 실리는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에요.
아기 쪽도 마찬가지예요. 쌍둥이는 약 4명 중 1명(25%)이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중환자실(NICU)에 들어가요. 세쌍둥이는 이 비율이 75%까지 올라가죠. 뇌성마비 위험도 쌍둥이는 단태아의 4배, 세쌍둥이는 18배로 보고돼요. 조산으로 너무 일찍, 너무 작게 태어나는 아기가 많아서예요.
‘둘을 한 번에’가 아니라, 사실은 ‘둘 다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인 거예요. 이게 진짜 크죠.

그럼 왜 배아를 여러 개 넣었을까요
여기엔 나름의 이유가 있어요. 시험관 시술은 몸도 마음도, 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드는 과정이에요. 한 번에 임신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고, 그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죠. 그래서 ‘성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자’는 마음에 배아를 두세 개씩 넣는 관행이 오래 자리 잡았어요.
물론 아무 제한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2015년에 정부가 만든 가이드라인은 여성 나이에 따라 이식할 수 있는 배아 수를 정해뒀거든요. 만 35세 미만은 배양 단계에 따라 1~2개, 35세 이상은 2~3개까지처럼요. 다만 ‘최대 몇 개까지’를 정한 상한이라, 실제로는 그 상한에 가깝게 넣는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기술이 좋아진 것도 변수예요. 예전보다 배아를 얼려 보관하고 다시 쓰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굳이 한 번에 여러 개를 넣지 않아도 임신 성공률을 지킬 수 있게 됐어요. 판을 다시 짤 조건이 갖춰진 셈이죠.
정부는 지원을 넓혔고, 의료계는 ‘하나만’ 하자고 해요
먼저 지원 쪽부터요.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난임 시술 지원은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넓어졌어요. 예전엔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지원을 못 받았는데 그 소득 기준이 폐지됐고, 45세 이상은 덜 주던 연령 차등도 없어졌어요. 지원 횟수도 ‘부부당’이 아니라 ‘출산당’ 최대 25회(체외수정 20회 + 인공수정 5회)로 바뀌었고요.
| 항목 | 예전 | 지금 |
|---|---|---|
| 소득 기준 | 중위소득 이하만 지원 | 폐지 — 소득 무관 |
| 연령 차등 | 45세 이상 축소 지원 | 폐지 — 동일 지원 |
| 지원 횟수 | 부부당 최대 25회 | 출산당 최대 25회 (체외 20 + 인공 5) |
| 회당 상한 | — | 체외 신선배아 110만·동결 50만·인공수정 30만 원 |
회당 지원 금액도 짚어둘게요. 체외수정 신선배아는 회당 최대 110만 원, 동결배아는 50만 원, 인공수정은 30만 원까지 지원돼요(지역·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요). 도전의 문턱이 확 낮아진 거죠.

그런데 지원이 늘어 시술이 많아질수록, 다태아도 함께 늘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의료계가 내놓은 답이 단일 배아 이식(SET)이에요. 말 그대로 한 번에 배아를 딱 하나만 넣는 방식이죠. 학회는 “단일 배아 이식이 임신 성공률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쌍둥이 가능성은 확 낮추는 방법”이라고 설명해요.
지원을 넓혀 더 많은 부부가 도전하게 하되, 그 한 번 한 번을 더 안전하게 만들자는 거예요. 방향은 반대인 듯해도, 결국 같은 목표를 보고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시험관을 앞두고 있다면
혹시 시험관 시술을 준비 중이거나 고민하고 있다면, 병원에서 배아 이식 계획을 이야기할 때 “단일 배아 이식이 가능한지”를 한번 물어보시길 권해요. 나이나 배아 상태에 따라 권고가 달라질 수 있으니,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는 게 먼저고요.
솔직히 간절한 마음엔 ‘한 번에 둘’이 더 든든해 보일 수 있어요. 저라도 그 자리에선 흔들렸을 것 같고요. 그래도 이 숫자들을 보고 나니, ‘안전하게 한 명씩’이 왜 표준이 돼가는지 조금은 알 것 같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쌍둥이라는 단어에 담긴 설렘은 그대로 두되, 그 뒤의 위험까지 같이 알고 준비한다면, 선택이 조금 더 단단해질 거예요.
※ 이 글은 2026년 7월 9일 기준이에요. 다태아 비율(2007년 2.7%→2023년 5.5%)·조산 위험 6배·신생아 중환자실 입원율 25%·뇌성마비 4배 등은 대한모체태아의학회·대한보조생식학회가 2025년 11월 공개한 공동 팩트시트를, 난임 지원 내용(소득 기준·연령 차등 폐지, 출산당 25회, 회당 최대 110만 원)은 보건복지부·지자체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안내를 참고했어요. 배아 이식 수 가이드라인은 2015년 기준이며, 개인별 시술 방식은 담당 의료진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