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한국영화 6편 총정리 — 9월 23일 세 편이 한날 붙는 이유
9월 23일 하루에만 세 편이 한꺼번에 걸립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암살자(들)’·’가능한 사랑’이 같은 날 개봉하거든요. 오디세이 900만, 스파이더맨 800만 명이 통째로 삼킨 여름 극장가를 피해 한국영화 6편이 추석 한 달에 몰아 개봉한 결과인데요, 오늘(9월 2일) ‘비광’을 시작으로 30일 ‘부활남: 더 레드’까지 릴레이가 이어집니다.

왜 한국영화가 죄다 9월에 몰렸을까
지난번 ‘오디세이’ 개봉 예매 신드롬 얘기했을 때도 잠깐 짚었지만, 올여름 극장가는 사실상 외화 두 편이 다 가져갔어요.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900만 명,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가 800만 명을 넘기면서 한국영화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별로 없었거든요. 저는 여름엔 영화관을 잘 안 가는 편인데, 올여름도 딱 오디세이 한 번 본 게 다였죠.
그러니 승부처는 자연스럽게 추석 연휴로 넘어갔어요. 연휴 특수는 매년 반복되는 흥행 카드고, 여름에 외화와 정면으로 붙느니 9월에 몰아서 내놓는 게 배급사 입장에선 더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거예요. 게다가 두 외화 다 이미 검증된 시리즈·프랜차이즈였으니, 한국영화 입장에선 정면승부보다 시점을 옮기는 쪽이 승산 있어 보였을 거고요. 그 결과가 이번 한 달에 6편이라는 이례적인 밀집도로 나타난 셈이에요.
9월 2일 ‘비광’과 16일 ‘인턴’ — 추석 전 몸풀기 두 편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건 오늘(9월 2일) 개봉하는 ‘비광’이에요. 류승룡·하지원·김시아가 주연을 맡고 이지원 감독이 연출했는데, 2021년에 이미 촬영을 마쳤다는 게 눈에 띄는 지점이죠. 촬영 종료부터 개봉까지 5년 가까이 걸린 셈이니, 그만큼 오래 기다려온 작품이라는 뜻이기도 해요.
9월 16일엔 ‘인턴’이 뒤를 잇습니다. 김도영 감독이 연출하고 최민식·한소희가 주연을 맡았는데, 2015년 로버트 드 니로·앤 해서웨이 주연으로 나왔던 할리우드 영화의 리메이크예요. 경력 37년 차 배우 최민식이 실버 인턴 역할을 맡았다는 캐스팅 자체가 이미 화제고요. 원작이 뉴욕 스타트업 배경이었던 걸 감안하면, 한국식 오피스 정서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옮겨왔는지가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9월 23일, 하루에 세 편이 정면충돌 — 타짜·암살자들·가능한 사랑
이번 라인업의 핵심은 여기예요. 최국희 감독이 연출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변요한·노재원이 주연을 맡았고, 2006년 1편 개봉 이후 20주년을 맞은 타짜 시리즈의 완결편이에요. 1편이 568만 명을 모았고 2편 ‘타짜: 원 아이드 잭’은 222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못 채웠으니, 이번 3편은 시리즈 자존심이 걸린 셈이죠.
같은 날 개봉하는 ‘암살자(들)’은 흥행 신호가 벌써 뚜렷해요. 개봉 23일 전인 8월 31일 오전 8시 기준 사전예매 관객이 3만 3,141명으로, 한국영화 중 예매율 1위·전체로도 2위(1위는 오디세이)를 기록했거든요. 개봉이 3주 넘게 남은 시점의 수치라는 걸 감안하면 꽤 큰 숫자예요. 보통 예매는 개봉 1~2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붙는 걸 감안하면, 이 시점에 벌써 2위권이라는 건 입소문이 개봉 전부터 빠르게 도는 중이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세 편이 한 날, 진짜 이례적이죠.
정작 한국영화끼리도 경쟁이에요. 세 편이 겹치는 동안 상영관 스크린은 한정돼 있으니, 극장으로선 어느 작품에 스크린을 더 배정할지부터 골치 아플 수밖에 없죠. 초반 흥행 성적이 스크린 배정을 좌우한다는 걸 감안하면, 예매율에서 앞서는 쪽이 스크린도 더 가져가는 흐름을 탈 가능성이 커 보여요.
세 번째는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에요. ‘버닝'(2018) 이후 8년 만의 신작이자 감독의 첫 넷플릭스 연출작인데,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에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재진출했다는 이력도 붙어 있어요. 러닝타임은 164분으로, 극장에서는 9월 23일에 먼저 걸리고 넷플릭스에는 11월 6일에 공개돼요. (이건 여담인데) 세 편 다 예매해볼까 하다가 스케줄표부터 확인하고 접었어요, 하루에 다 볼 수는 없으니까요.
9월 30일 ‘부활남: 더 레드’ — 유일한 웹툰 원작 액션판타지
이번 라인업에서 가장 늦게 문을 여는 작품은 9월 30일 개봉하는 ‘부활남: 더 레드’예요. 백종열 감독이 연출하고 구교환이 주연을 맡았는데, 나머지 다섯 편이 스릴러·오피스물·범죄액션·드라마인 것과 달리 이 작품만 웹툰 원작 액션판타지라 장르 색깔이 확실히 달라요. 추석 라인업의 마지막 주자인 만큼, 앞선 다섯 편의 흥행 흐름을 지켜본 관객까지 뒤늦게 흡수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고요. 스릴러·드라마·범죄액션이 몰린 라인업에서 유일한 판타지 장르라, 다른 다섯 편에 지친 관객이 환기 삼아 찾을 가능성도 있어 보여요.
원작 있는 이야기 vs 새로 쓴 이야기 — 리스크 지형도가 다르다
여섯 편을 뜯어보면 절반은 이미 검증된 이야기고, 절반은 새로운 도전이에요. ‘타짜’는 앞서 봤듯 전작 스코어가 오르락내리락한 시리즈 완결편이고, ‘인턴’은 할리우드 원작을 한국식 오피스물로 바꾼 리메이크, ‘부활남: 더 레드’는 웹툰을 원작으로 삼은 각색이죠. 원작이 있다는 건 관객 인지도를 미리 확보한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원작 팬들의 기대치를 넘어야 한다는 부담도 같이 딸려와요.
반대로 ‘비광’과 ‘가능한 사랑’은 원작 없이 새로 쓴 이야기예요. 특히 이창동 감독은 ‘가능한 사랑’으로 8년 만의 신작이자 첫 넷플릭스 연출작이라는 두 가지 낯선 시도를 동시에 하는 셈인데, 그럼에도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 재진출이라는 검증을 이미 받았다는 점이 다른 오리지널 작품과는 결이 달라요.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유해진·박해일·이민호가 주연을 맡았는데, 예매율만 놓고 보면 원작 유무와 무관하게 관객이 가장 먼저 반응한 작품인 셈이고요.
개봉일순 한눈에 보는 비교표, 취향별로 뭘 봐야 할까
여섯 편을 한 화면에 모아봤어요, 개봉일 순서대로요.
이렇게 촘촘하게 붙은 해는 드문 것 같아요.
| 영화명 | 개봉일 | 감독 | 주연 | 장르 | 핵심 수치 |
|---|---|---|---|---|---|
| 비광 | 9월 2일 | 이지원 | 류승룡·하지원·김시아 | 스릴러 | 촬영 종료 후 5년 만 개봉 |
| 인턴 | 9월 16일 | 김도영 | 최민식·한소희 | 오피스 드라마 | 할리우드 리메이크, 최민식 37년 차 역 |
| 타짜: 벨제붑의 노래 | 9월 23일 | 최국희 | 변요한·노재원 | 범죄 액션 | 시리즈 20주년 완결편(1편 568만 명) |
| 암살자(들) | 9월 23일 | 허진호 | 유해진·박해일·이민호 | – | 사전예매 3만 3,141명, 한국영화 예매율 1위 |
| 가능한 사랑 | 9월 23일(극장)·11월 6일(넷플릭스) | 이창동 |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 | 드라마 | 버닝 이후 8년 만, 베니스 24년 만 재진출 |
| 부활남: 더 레드 | 9월 30일 | 백종열 | 구교환 | 액션판타지 | 웹툰 원작, 라인업 중 최후 개봉 |
‘암살자(들)’은 허진호 감독에 유해진·박해일·이민호까지 갖춘 라인업인 데다, 개봉 3주 넘게 남은 시점부터 예매율 1위를 지키고 있다는 성적표까지 더해지니 이번 라인업에서 눈여겨볼 이유는 충분하고요.
취향별로 나눠보면 고르기가 좀 더 쉬워져요. 스릴러 쪽이 궁금하면 ‘비광’이죠 — 5년 만에 베일을 벗는 작품이라 그 자체로 궁금증이 마케팅 포인트예요. 정통 드라마나 예술영화를 원한다면 ‘가능한 사랑’이 답이고요, 오락 액션을 찾는다면 시리즈 완결판인 ‘타짜’나 웹툰 원작 판타지인 ‘부활남’ 중에 고르면 되는데 둘 다 액션이라도 톤은 꽤 달라요. 예매율 흐름 자체가 궁금하다면 지금 가장 앞서 있는 ‘암살자들’을 눈여겨보는 게 낫겠고요.
저라면 9월 23일 세 편 중에선 ‘가능한 사랑’부터 예매할 것 같아요. 이창동 감독 신작을 극장에서 놓치면 다음 작품까지 몇 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까요. 나머지는 넷플릭스나 재개봉으로 챙겨도 되지만, 이건 스크린으로 보고 싶거든요. ‘타짜’와 ‘암살자들’은 명절 극장에서 흔히 찾는 오락 액션이니 시간 맞는 대로 하나 골라도 되고, ‘비광’과 ‘인턴’은 추석 전에 미리 봐두면 연휴 내내 볼 게 더 남는 셈이니 일정 짤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