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마지막 월드컵: 남아공전 비기면 32강, 한 골이면 단독 최다 득점
한 줄로 먼저 말씀드릴게요. 내일(6월 25일) 아침 10시, 손흥민에게는 네 번째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월드컵의 운명이 걸린 한 판이 옵니다. 한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비기기만 해도 32강(라운드 오브 32)에 오르고, 여기서 손흥민이 한 골만 넣으면 한국 월드컵 역대 최다 득점 단독 1위에 올라섭니다.
2014년 브라질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스물한 살 청년은, 이제 서른셋의 주장이 됐어요. 8년 전 멕시코전 패배의 아쉬움, 마스크를 쓰고 뛰던 2022년 카타르, 그리고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지금. 그가 걸어온 길과 내일 걸린 것들을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한눈에 보기 — 손흥민의 네 번의 월드컵
먼저 큰 그림부터요. 손흥민은 이번이 통산 네 번째 월드컵이에요. 통산 3골로 박지성·안정환과 함께 ‘한국인 월드컵 최다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고, 한 골을 더하면 단독 선두가 됩니다.
| 대회 | 당시 나이 | 손흥민 기록 | 한국 성적 |
|---|---|---|---|
| 2014 브라질 | 21세 | 알제리전 1골 | 조별리그 탈락 |
| 2018 러시아 | 25세 | 멕시코·독일전 2골 | 조별리그 탈락 |
| 2022 카타르 | 30세 | 포르투갈전 결승 도움 | 16강 |
| 2026 북중미 | 33세 | 주장·원톱 (진행 중) | 최종전 앞 2위 |

① 운명의 남아공전 — 비기면 32강, 한 골이면 대기록
지금 한국은 A조 2위예요. 1차전에서 체코를 2-1로 잡았지만, 2차전에서 개최국이자 조 최강 멕시코에 0-1로 졌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남아공전 결과로 32강행이 갈립니다.
조건은 단순해요.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가 확정돼 32강에 오릅니다. 설령 진다 해도 같은 시간 열리는 체코-멕시코 경기 결과에 따라 조 2위 또는 성적 좋은 조 3위로 살아남을 길이 남아 있어요. 다만 가장 깔끔한 시나리오는 ‘비기거나 이기는 것’입니다. 남아공은 FIFA 랭킹은 한국보다 낮지만, 2010년 자국 월드컵을 치른 만만찮은 팀이라 방심은 금물이에요.
여기에 개인 기록 하나가 더 걸려 있습니다. 손흥민이 이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통산 4골로 박지성·안정환을 넘어 한국인 월드컵 단독 최다 득점자가 돼요. 팀의 32강과 자신의 대기록, 두 가지가 한꺼번에 걸린 90분인 셈입니다.
② 3골의 무게 — 손흥민이 지나온 세 번의 월드컵
손흥민의 월드컵은 늘 ‘한 끗’의 드라마였어요.
- 2014 브라질 — 스물한 살에 데뷔. 알제리전에서 한 골을 넣었지만 팀은 2-4로 졌고,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습니다. 어린 손흥민에게 월드컵의 냉정함을 처음 알려준 대회였어요.
- 2018 러시아 — 멕시코전과 독일전에서 연달아 골. 특히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꺾은 ‘카잔의 기적’에서 빈 골대에 쐐기를 박은 장면은 지금도 회자됩니다. 팀은 떨어졌지만 손흥민은 두 골로 단숨에 한국 최다 득점 반열에 올랐죠.
- 2022 카타르 — 눈 부상 수술 직후 검은 마스크를 쓰고 뛰었습니다. 득점은 없었지만 포르투갈전 막판, 직접 폭풍 드리블로 황희찬의 역전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12년 만의 16강을 이끌었어요. ‘골보다 값진 도움’이었습니다.
이렇게 쌓인 3골. 화려한 숫자는 아니지만, 번번이 한국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나온 골과 도움이었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릅니다.

③ 8년 전 멕시코, 복수는 미완 — 이번 대회 손흥민의 행보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또 멕시코를 만났습니다. 2018년 러시아에서 1-2로 졌던 그 멕시코예요. 손흥민은 2차전에서 최전방 원톱으로 나서 멕시코의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지만, 후반 초반 한 번의 수비 혼선에서 나온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의 멕시코전 상대 전적은 이렇게 더 벌어졌고, ‘복수’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어요.
그래도 손흥민의 폼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체코전에서는 직접 골은 없었지만 황인범·오현규의 역전 드라마를 앞에서 이끌었고, 멕시코전에서도 한국이 점유율과 기회 면에서 밀리지 않았죠. 골 결정력 한 끗만 살아나면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많아요. 남아공전이 그 ‘한 끗’을 풀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④ 왜 ‘마지막’일까 — 나이, MLS, 그리고 2030
많은 분이 이번 대회를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으로 봅니다. 이유는 단순해요. 다음 월드컵인 2030년이면 그는 38세 가까이 됩니다. 현대 축구에서 윙어가 그 나이에 월드컵 주전으로 뛰는 건 쉽지 않죠.
무대도 바뀌었습니다. 손흥민은 2025년 여름, 10년 가까이 뛰던 잉글랜드 토트넘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로 이적했어요. MLS 역대 최고 수준의 이적료로 화제가 됐고, 북중미 월드컵을 현지에서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유럽 최정상 무대에서의 도전을 일단락한 만큼, 국가대표로서의 큰 동기 하나도 ‘이번 월드컵’에 집중돼 있는 셈이에요.
그래서 내일 남아공전은 단순한 조별리그 한 경기가 아닙니다. 한 시대를 대표한 선수가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에서 팀을 다시 토너먼트로 올리고, 동시에 한국 축구사에 자기 이름을 단독으로 새길 수 있느냐가 걸린 무대죠.
거창하게 응원 구호를 외우지 않아도 돼요. 내일 아침 10시, 잠깐 화면을 켜고 그가 골문 앞에 설 때를 지켜봐 주세요. 골이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우리는 지금 한 선수의 마지막 월드컵 도전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거니까요. ⚽
※ 경기 일정·기록은 2026년 6월 24일 기준이며, 남아공전 결과에 따라 순위·진출 여부가 확정됩니다. 자료: FIFA 공식, Olympics.com, 아시아경제·MBC 등 종합.






